시
적막강산 / 김남주
난자기
2020. 2. 24. 21:46
콕
콕콕
콕콕콕
새 한 마리
꼭두새벽까지 자지 않고
깨어나
일어나
어둠의 한 모서리를 쫀다
콕
콕콕
콕콕콕……
이윽고 먼데서
닭울음소리
개울음소리 들리고
불그레 동편 하늘이 열리고
해 하나
불쑥 산너머에서
개선장군처럼 솟아오른다
이렇게 오는 것일까
새 세상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리고
새 세상은 정말
새 세상은 정말
어둠을 쪼는 새의 부리에서
밝아오는 것일까
ㅡ김남주, 적막강산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