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김춘성

난자기 2020. 3. 19. 15:55

어느 때 가장 가까운 것이
어느 때 가장 먼 것이 되고

어느 때 충만했던 것이
어느 때 빈 그릇이었다

어느 때 가장 슬펐던 순간이
어느 때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어느 때 미워하는 사람이
어느 때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은
어느 때 무엇으로 내게 올까

ㅡ김춘성, 세상살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