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무 / 정희성

난자기 2020. 4. 13. 15:43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ㅡ정희성, 그리운 나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