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 박영근

난자기 2020. 5. 7. 12:26





이레 전 출상하더니
어디쯤에서
한 잔
두 잔
그 먼 길을
ㄱ ㄴ ㄷ ㄹ 물어 돌아오시는가,
밤중인데 거나하게 오는 눈이
이문구 선생 못다 쓴 문장들일레
그리움이라 한들
봄빛 되어 환히 녹일 일이매
허공에 돋는 어린 우듬지 속
내 눈빛도 맑게 씻겨지리

ㅡ박영근, 봄눈ㅡ



※ 우듬지

 나무초리’는 나무줄기의 뾰족한 끝을 가리키는 말인 데 비하여, ‘우듬지’는 나무초리를 포함한 부분을 한 덩어리로 나타내는 말이다. 세워져 있거나 쌓여 있는 물건, 사물의 꼭대기를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우듬지는 ‘나무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나무나 대의 우두머리에 있는 가지를 ‘우죽’이라고도 부른다. 큰 나무의 우두머리는 우듬지, 작은 나무의 우두머리는 우죽이라고 보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듬지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 말 풀이사전, 초판 1쇄 2004., 10쇄 2011., 박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