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홀연 / 김승희
난자기
2020. 5. 8. 12:57
홀연…… 다운 말이다
흘리는 말이다
상상력을 주는 말이다
고도를 기다리는 말이다
그 말에 기대어 아침을 본다
그 말에 기대어 기도한다
철로에 누워 하늘을 보는 마음
서로 사랑한다면 두려울 것 없으리, 그런 마음
홀연…… 누구나 그 꿈을 갖는다
홀연 누구나 그 사랑을 갖는다
홀연 누구나
어깨를 기대고 싶은 말이다
누구나 알고 싶은,
그러나 알 수 없는
슬픈 내일 같은 말이다
ㅡ김승희, 홀연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