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장석남, 여행의 메모ㅡ
난자기
2020. 9. 3. 13:21
이 여행은 순전히
나의 발자국을 보려는 것
걷는 길에 따라 달라지는
그 깊이
끌림의 길이
흐릿한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어떤 멜로디
내 걸음이 더 낮아지기 전에
걸어서, 들려오는 소리를
올올이 들어보려는 것
모래와 진흙,
아스팔트, 자갈과 바위
낙엽의 길
거리에서의 어느 하모니
나의 걸음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
또렷이 보아야만 하는 공부
저물녘의 긴 그림자 같은 경전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끝없는 소멸을
보려는 것
이번의 간단한
나의 여행은,
ㅡ장석남, 여행의 메모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