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김정환, 고도를 기다리며
난자기
2020. 9. 17. 19:17
고도를 기다리며
그래
고도
네가 너를 기다린다
나는
나를 기다리지 않고
기다림이 기다림의
육화를 기다린다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이미
무언가 경계가 무너지고
너의 울음은 하늘 끝까지
너무 높이 치솟아,
보이지 않는다
비극의 황홀, 의 지루함과 장난
그래
고도
길을 잃고
어설프게 등장한
일그러진 웃음의 하느님
그래 고도
울지 마라
길은
항상 먼저 보이지 않고
돌아보면 옛날 길이다
ㅡ김정환, 고도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