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주 한 채, 이영춘ㅡ
난자기
2020. 10. 16. 13:43
적막이
빈 집을 지킨다
벌레 먹은 햇살이
기웃기웃
적막을 건드린다
움칠, 긴 그림자 하나
허공을 가른다
땔감을 진 노인이
노을을 지고 돌아온다
적막이 길게 하품을 하며
노인의 품에 덥썩 안긴다
초가 한 채가
온통 우주를 흔든다
ㅡ이영춘, 우주 한 채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