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러기표, 서정준 ㅡ
난자기
2020. 12. 7. 21:24
나는 안다
이웃집 옥탑방에 걸려 있는
양말 한 짝이
바람 불어 좋은 날
하릴없이
펄럭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누군가가
안쓰러워진 양말짝에
기러기표 부표를 달아주면
구만리장천으로
날려 버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것을
ㅡ서정춘, 기러기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