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끼, 나희덕 ㅡ
난자기
2021. 10. 12. 11:14
그 물들
그냥 흘러간 게 아니었구나
닳아지는 살 대신
그가 입혀주고 떠나간
푸른 옷 한 벌
내 단단한 얼굴 위로
내리치며 때때로 어루만지며
지나간
분노와 사랑의 흔적
물속에서만 자라나는
물속에서만 아프지 않은
푸른 옷 한 벌
ㅡ나희덕, 이끼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