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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김종삼

난자기 2022. 1. 4. 19:24

 

오늘은 용돈이 든든하다 
낡은 신발이나마 닦아 신자 
헌 옷이나마 다려 입자 털어 입자 

산책을 하자 
북한산성행 버스를 타 보자 
안양행도 타 보자 

나는 행복하다
혼자가 더 행복하다
이 세상이 고맙고 예쁘다

​긴 능선 너머
중첩된 저 산더미 산더미 너머
끝없이 펼쳐지는

멘델스존의 
로렐라이 아베마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처럼

ㅡ김종삼, 행복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