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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장경린

난자기 2015. 12. 19. 14:48

23시 45분 : 않았다. 식빵을 커피에 적셔서 빨아먹는
25시 26분 : 비가 온다 아주 많은 비가
아주 큰 밤을
적시고 있다
비의

26시 34분 : 개고기가 먹고 싶다

29시 51분 : 나의 모든 것을 내가 아닌 모든 것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
나의 모든 것이란
내가
아닌 모든 것들이
내게 준 그것이다
네온 사인으로 만든 십자가처럼 확실하게

45시 86분 : 최순호가 쓰러진다
게임이 잠시 중단된다.
최순호가 일어난다 재개된다
이제 고작
3분 정도 남은 시간을 허겁지겁

98시 421분 : 確信이 날 찾아왔다
나는 그를 달래서
돌려보낸다
다시는 날 찾지 마라 알겠니?

388시 914분 : 하품을 하다
하품도 내게는 아픔이다
삶을 너무 과식했나 보다 배탈이 날 것 같다
해탈도 내게는 배탈이다 과식이

489시 973분 : 기어가고 있다
숨 죽이고 있는 나는
그가 휘둘러보는
한 폭의 인물화다
들고 있던 思想으로 내려친다
바퀴벌레의 흰 내장이 바퀴벌레의 왼쪽 옆구리 밖으로 삐져나온다 다리처럼 思想을 잘게 끊으며,
나는 시효가 지나버린 연극 초대권이다

617시 5245분 : 그렇지 않았다면
무엇이 시작이나 될 수 있었겠는가?

999시 9996분 : 방바닥에서
999시 9997분 : 침으로 담뱃재를 찍어들고
999시 9998분 : 조심스레
999시 9999분 : 재떨이 앞으로 기어가며 나는

ㅡ장경린,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ㅡ



[미자기] [오전 10:32] 희한한 시네그려...
[작당이] [오전 10:47] 그림으로 치자면 추상화네
[난자기] [오전 10:51] 저기서 시간은 무슨 의미일까?
[난자기] [오전 10:51] 1000시간전에 시가 끝나네
[작당이] [오전 10:53] 0시 부터 24시가 끝나고 다시 0시로 돌아가는 도돌이표 시간 개념이 아닌 듯
근디 999시 9999분 다음 시간은 몇시인거 같노?
[난자기] [오전 10:58] 23:45분에 시작한 시가 물리적시공간을 초월하기 시작해서 사차원속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이야기.. 즉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그 공간에서 그려진 듯한데 ..
[작당이] [오전 10:59] 제목이 이반데니소비치으 하루란 점...
[작당이] [오전 11:00] 솔제니친의 소설 제목이다
[작당이] [오전 11:11] 확신 따위가 나를 움직이게 하지는 몬한다
왜냐면 확신은 대부분의 경우 사기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타면 나를 움직이게 맹그는 힘은 무엇인가?
[난자기] [오전 11:18] 이반의 경우 수용소에서 삶이 자유도 없고 탈출도 어렵고 탈출해도 별 뽀족한 수가 없기에 나름 수용소에 적응하해가는데 결국  결국 삶의 부조리에 던져진 인간의 실존문제로 귀착되는데 ..
[난자기] [오전 11:20] 기어가고 있는 나는
그가 또는 신이 또는 운명이 휘둘러보는 한 폭의 인물화다
[작당이] [오전 11:22] 명징?
평형상태?
해탈?
해탈도 내게는 배탈이라꼬 카는디...
대체 그렇지 않았다면 무엇이 시작이나 될 수 있었겠는가?
그랬다는 거가 대체 뭘까
 
[난자기] [오전 11:25] 세상이 정한 규칙, 사상을 다리끊어 내듯 잘린나는 시효지난연극초대권
[난자기] [오전 11:27] 너거도 그런 경험있제?
[작당이] [오전 11:28] 응?
[작당이] [오전 11:28] 무신 경험?
[난자기] [오전 11:31] 누워서 담배피다가 재떨어지마 손가락에 침발라가 재털이 끝 모단데 끌듯이 침에 붙어 있는 담배재를 털어내던일 ..                        될 수 있으면 손가락에 재 안남게, 또 방바닥에  재가 다시 안떨어지게 할라고 애써던거 .. 그게 실존이다꼬 본다
[난자기] [오전 11:33] 이 시에서 그 장면을 999시 9996분부터 999시9999분까지 3,2,1분 간격으로 라이브로 그리고 있네 ..
[작당이] [오전 11:35] 대학시절 나는 담배를 끌때 절때 침을 뱉거나 재떨이에 물을 부어 담뱃불을 익사 시키지 않았다
니도 그랬제?

[난자기] [오전 11:39] 이쯤되면 거기아이고 이카민서 누가 뚝 뛰나올때됫는데ᆢ음
[난자기] [오전 11:39] 점점부란감이ᆢ
[작당이] [오전 11:44] 담배꽁초 허리가 부러지지 않도록 끌때도 조심스럽게 껐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