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밥통아 / 윤성학
난자기
2022. 8. 5. 19:35
사랑이
밥통과 같다는 걸
누가 알았겠는가
나의 부엌에서
가장 어리석고
아둔한 음운을 가진 부속
사랑이
그렇게 둔탁한 발성과
모서리 없는 몸을
가졌다는 걸
일찍이 알지 못했네
오래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속이
비쩍 다 마르도록
전원을 끄지 않고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너의 이름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