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인의 비명
난자기
2023. 7. 2. 14:56
언제나 사랑에 굶주렸으되
목마름 끝내 채우지 못하였네
평생 막걸리를 좋아했고
촌놈을 자랑으로 살아온 사람,
아이들을 스승처럼 섬겼으며
흙을 시의 벗으로 삼았네
사람들아, 행여 그가 여길 뜨거든
그 이름 허공에 묻지 말고
그가 즐겨 다니던 길 위에 세우라
하여 동행할 벗이 없더라도
맛있는 막걸리나 훌훌 마시며
이 땅 어디 어디 실컷 떠돌게 하라
ㅡ배창환, 시인의 비명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