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농가 먹어야지 / 박차남
난자기
2015. 12. 21. 10:33
칠곡군의 한글교실에서 배우고 있는 할머니 250여명이 쓴 시에서 추렸다.
한 편 한 편이 꾸밈없이 소박하면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밴 진국이다.
살아온 날과 늙어감에 대해, 자식들과 영감님 생각하며, 농사일의 고됨과 보람에 대해, 배우는 즐거움에 대해 썼다.
맞춤법 틀린 것과 사투리를 손대지 않고 할매들이 쓴 원문 그대로 실어서 더 푸근하게 다가온다.
마늘을 캐가지고
아들 딸
농가 먹었다
논에는
깨를 심었는데
검은 깨
농사지어서
또 다
농가먹어야지
깨가
아주 잘 났다
농가 먹어야지 / 박차남 1933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