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 /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아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도 없다
경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 청천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야
우리 마음의
지도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ㅡ황지우, 503 ㅡ
* 경 : 경전따위
[수자기] 503? 별자린가‥
[작자기]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맘속
별자리 좌표?
[작당이] 길은,
가면 뒤에 있다
요기서 가면은
假面 인가
동사 가다 인가?
[작자기] 가다
[작당이] 오호라!
사막에 위치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기거한 뒤
다시 여행을 떠나려는 자의 아침으 감상이다
503은 모텔 룸 넘버...
[수자기] 혼자?
우에 자기는 전자기냐 그녁이냐
[작당이] 테러방지법 통과되다꼬
암호로 얘기하능기가?
먼말인지....
[수자기] '나는너니까
우리는 자기야.'에서
자기가 이자기냐 저자기냐
[작자기] 뭔 의미?
일없네
독자의 몫일세
우리가 걸어가는
사막은
걷고난 후에야
길을 볼 수 있듯
우리,도
기(흙)를 가꿀 때에야
비로소
이와 기의 균형추를
얻게 된다네
[수자기] 서로 땡기는 거면 전자기
핸본바쿼아게띠
자판안된디
[작당이] 갑자기 작작선사가 理氣론을 들고 나와뿌릿네
[난자기] 우리와 그들의 문제 아이겠나
1987년 대선이 끝난 후 광주에서 칩거했던 황지우 시인이 어느 날 광주의 문우들과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곽재구, 황지우 시인, 임철우 소설가, 최하림 시인, 리명한 소설가.
징은 소리가 난다.
그 내부에 상한 意識이 있는 듯,
한 대 맞으면 길게 길게 운다.
상처가 깊다.
나이테의 중심처럼, 이 징은 중심이 있다.
이 징의 중심은 마음 심 자 心이다.
이 징은 이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호명한다.
사람들아 사람들아
모여라
〔……〕
가자, 저 중심으로
살아서 가자
살아서, 여럿이, 중심으로
포로된 삶으로부터
상처의 핵심으로
해방의 징으로
― 황지우, 「205」 中 -
[작작이] 징,뿐만 아니라
대개의 울림은
곡선으로 말한다
입도
귀바퀴도
눈동자도
저기있는
똥구멍도...
심심한
정오의 울림은
그래서
오래간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