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민중의 관점에서 본 근대 이성철학 / 박작당

난자기 2016. 4. 6. 10:44


민중들의 비합리적 행동양태,
이를 테면 자신의 이익과 오히려 대척되는 정당을 지지한다거나
합당한 근거도 없는 감정적 선호 같은 것을 보면
도스도옙스키의 인간에 대한 성찰이 심오하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 선과 악의 구분이 없었다면
감성은 선악과를 따먹게 한 욕망의 근원이고
그 욕망과 욕망이 충돌하는 곳에서 이성이 탄생한다
고로,
감성은 이성에 선행한다는
도스도옙스키의 통찰은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에 의하면
이성은 선과 악을 개념화 한 죄와 벌의 단초인 것이다

근대철학을 지나 현세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이성의 하녀가 되어
선과 악, 그 굴레에 갇혀 욕망 그 자체를 원죄화 하여
저지른 폐단이 크다
단지 중재자로서의 기능만 부여 받았던 이성이
도덕과 정의, 그 자체로 간주되기에 이르러서는
가난하고 배가 고파 원초적일 수 밖에 없는 민중들의 욕망은
길들여야 할 개처럼 취급 받게 된다

철학은 여유로운 자들이 누리는 전유물이었다
그들이 이성을 운운하며 인간의 본유감성을 핍박할 때
민중들은 그게 그런가 보다
우리는 배우지 못해 그런가 보다
우리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는가 보다
저들에게 길들여지고 사육되다 보니
사육사들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것도  생기고..
그러니 저렇게 된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물질계를 하부구조로 생각하는 오만도 많이 저질렀다
그렇게 하려는 의도는 물론 없었겠지만
그바람에 오히려 물질을 독차지 하게된 기득층들의
충실한 논리 공급자 역할을 했다


이성은 죄를 묻고 벌을 내리는 심판자가 아닐 뿐더러
욕망을 심판 하는 윤리의 잣대도 아니다
개량적으로 그 넘치고 적음을 구분하여 주는 도구적 속성에만

충실하여 준다면 세상은 보다 따뜻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