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변기 / 이은유

난자기 2016. 4. 19. 10:34

나는 화장실을 사랑했다
무엇이든 되야 한다고
배운 그 시절에
희망을 일러준 훈계는
통독되지 않는 회의와
절망 뿐이었다
불안의 밥알이 씹힐 때면
도망치듯 화장실에 갇혀서
몸밖으로 빼내 버리지 않으면 안 될 불량식품
같은 불안을 파묻고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서
오그라들고 싶었다
세월을 살아도 아픈 곳이
자꾸 아픈 생 앞에서
나는 변기를 깔고 앉아
울었다
그 속에 숨을 수만 있다면
한없이 침몰하고 싶었다
변기는
잠시 나의 도피처가 되어
잠깐의 불안과 치부를
드러내 보여줄 수 있지만
그것에 걸터앉아서
더 몸을 움추리고 앉아서
음식을 마구마구 쏟아보내곤 했다
잠깐의 경련과 또 다시
찾아오는 공복
내 생이
허기에 못 이겨
꾸역꾸역 먹고 먹듯이
도피처에서
내가 오래도록 견딜 수는
없었다
나는
그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변기를
내 생에
끌어들일 수 있다면
나는
죽어도 좋았다
변기에 깔려
숨막힐 수 있다면
불안에 질식할 수 있다며
한 점의 살을
허락하지 않게
나를 말라죽게 하라
싹쓸이하고도
그것을 삼켜버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단단한 너,
변기는 위대하구나
끄떡없는 변기,
나를
세상에 단련시켜라
불안을 잠식해서
불안에 함몰되어서
내 사랑이 건재하도록

ㅡ이은유, 내 사랑 변기ㅡ


영화 Black Swan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주연: 나탈리 포트만(니나)



   영화의 주인공 '니나 세이어스 (나탈리 포트만)'

  - I felt it . i felt perfect. i was perfect.

  (나는 느꼈어요. 나는 완벽함을 느꼈어요. 나는 완벽했어요.)



발레 단장 '토마스 르로리 (벵상 카셀)'

 

- Perfection is not just about control.

 It's also about letting go.

  (완벽함이란 통제하는 것만이 아니야, 흘러가게 두는 것이기도 해.)

 

- The only person standing in your way is you.

It's time to let it go, Lose yourself!

(네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너야. 이제 보내야 할때야.. 너를 편안하게 해줘봐. )


[작작이]

모래같은
하루,
괄약근 조인다

단단한 변기가
웃는다


[작당이]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과민성 대장증후군 걸리것다


[난자기] 

무엇이든 되야 한다고 배운 그 시절에
희망을 일러준 훈계는 복통과 배변장애를 유발하고 몸밖으로 빼내 버리지 않으면 안 될 불량식품
같은 불안을 파묻히게 했다..
나와비슷한 증상이네 ..


[사르트르]

불안이란 자유가느끼는 현기증이다. 우리가 불안을 벗어날수 없는 것은확실하다. 

우리가 불안 그 자체이므로..

인간은 다른 본질이나 가치에 기대지 않고 철저하게 혼자 남겨지며 때문에 스스로 절망하며 자유롭게된다.

때문에 인간은 필연적으로불안하게 된다. 불안은 실존에 관한 인간공유의 구조적 감정이다..


[작당이]

불안이란 또다른 관점에서 보면...
불안은 타인이라는 존재가 있기때문에 생기는 심리상태이다


[난자기] 

실존적 인간의 구조적감정이다캐따

사르트르행님이 ..
위 시에서 불안을 잠식해서
불안에 함몰되어서야 비로서 내가 나를 사랑할 수있다고 한다


[작당이]  흔히 인간은 본래 혼자고 고독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라꼬
생강하는데 틀링기다
인간은 태어날때 부터 죽을때까지 단 한번도 혼자일 수가 없는 존재다
불안은 누군가로 부터 단절되지 않을까 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난자기]

 절망은 때로 지명수배를 당한다
 늘 감시자로 있는 세상을 모르고
 너무 일찍 절망을 배웠다
 불현듯 집을 나선 스무살 여름에
 용의자를 찾고 있는 세상에게 절망을 붙잡혔다
 절망을 아무렇게나 발설한 스무살 여름에
 대책없이 들켜 버렸다
 지울 수 없는 약력처럼
 스무살을 기억하는 것은 전과 기록을 들춰 보는 것이다
 행적을 들킨 스무살 여름은 부끄럽다
 나는 절망의 체포로부터 풀려나고 싶었다
 그러나 선고 판결은 끝이 나지 않는다
 정상을 참작한 집행유예 기간은 인생 전반
 절망의 스무살을 지우지 못한다
 절망은 나를 늙어 버리게 한다
 절망은 때로 요령이 필요하다는 것을
 숨기고 있어야 아름답다는 것을
 그 때에 나는 이미 늙어 있었다


천안에서의 하룻밤 / 이은유시인


[작자기] 

야야
담에 올릴라꼬
점 찍은 노랜데...


[난자기]  실존주의 시인하마 누가생각나노

[작자기] 오자기

[작당이]

근세서양 철학은 논리의 선명함을 위해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여 현상을 설명하려 해따
타자니 즉자니 실재니 관념이니 본질이니 하며 주로 쪼개가면서 세계를 해석하였는디
그게 저지른 병폐가 크다
모든 것을 자기로 부터 떼어내어 난공불락의 소자아의 세계를 맹글어 내 부렸다
오늘 날 만연한 개인주의와 자유라는 미명하에 저질러 지는 방임적 수탈에는 저들의 영향이 적지 않다

현대는 이러한 폐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모색을 하는 철학을 필요로 한다
요즘 학계으 트랜드가 통섭과 융합이다
해부의 시대는 바야흐로 종식되어 가고 있다
그로 인한 생명말살과 관계의 유리를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는 인식의 공유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난자기에게 하나의 제언을 하자면
이제 그만 근세를 벗어나 현대로,
서양을 벗어나 동양쪽으로 견문의 지평을 넓혀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통섭이나 융합의 얘기라면 우리가 훨씬 더 강한 분야 아니것는가....음


[작당이]

불안감이 인간본유의 구조적 감정이라꼬 샬트르가 얘기하고 있는 거슨 지극히 실존적 차원에서의 얘기다
샬트르에게 실존은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윈도우(운영체계)다
세상은 실존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병 속에 구슬이 가득 담겨 있다고 해서 병 속에는 구슬만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기다
구슬이 차지하는 공간 외에도 그 사이사이 비어 있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가 말이다
샬트르의 오류는 구슬만 보고 세상을 인식하고 있다는 거시고, 그런 인식으로 인해 실존을 당연명제로 여기고 급기야 불안감은 실존에 대한 인간고유의 구조적 감정이라꼬 카는 성급한 결론을 도출해낸 것이다

이 세계는 실존과 실존적이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생,로,병,사 라는 구슬만 있다면 그 실존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연 인간은 자살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살하지 않고 실존을 저항해내는 이유….
그게 무엇인지,
내게 주어진 비어있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가 먼지 고걸 생강해보는 하루가 되자꾸나


[난작이]

니 생각을 잘 대변해 주는 정치세력이 녹색당이다


"나는 모든 것이 설명되거나 無이기를마란다. 그런데 이성은 마음의 이 외침앞에 무력하다. 이러한 요구에 의하여 정신은 탐구를 계속하지만 모순과 헛소리밖에 발견하지 못한다.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련데 세계는 비합리로 가득차 잇다. 단하나의 의미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이 세게는 거대한 비합리의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단 한번이라도 '이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할수 있으면 모든것은 구원될수 있으리라. 그러나 사람들은 아무것도 분명한것이 없고 모든것은 혼돈이라는것, 인간은 다만 자신의 통찰과 그를 둘러싼 부조리의 벽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것을 앞 다투어 선언한다.. ..
.. 카뮈형님의 말이다


[난자기] 

 세계는 볼수 있는 것과 볼 수없는 것 즉,  인식되지않는 부문이 너무 많다. 인식할 수없는 이 영역이 부조리다. 니가 말하는 비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
그 영역을 겉모습이나마 만져볼 수 있는 것이 실존적 자아의 통찰뿐이다

[난자기]

오죽했으면 소크라테스형님도 내가 유일하게 깨달은 진리는 "나는 무지하다"라는 것 밖에는 없다고 했으까?


[작당이]

영화 '큐브'를 보면 사각의 방안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자기가 왜 이런 상황에 놓여져 있는지 이유를 알지 몬하고 생존을 위해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닌다......이게 실존이고
그래...소쿠리행님이 그래 말해쩨?
이 나이가 되도록 앎의 바다에서 허부적 거렸는데
결국 내가 아는 것은 "나는 무지하다" 는 자각 밖에 남지 않았다는 그말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