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를 치우며 / 도종환
창 반쯤 가린
책꽂이를 치우니
방 안이 환하다
눈앞을 막고 서 있는 지식들을 치우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어둔 길 헤쳐간다고
천만 근
등불을 지고가는
어리석음이여
창 하나
제대로 열어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오는 것을
ㅡ도종환,
책꽂이를 치우며ㅡ
샤를의별이빛나는밤에 / 빈센트 반 고흐
[작작이]
발아래
진흙에서
먼지로
다시
무색 물줄기
소리내는
생을 보라!
머리위도
그러하리
[작당이] Read much, but not many books!!
[난자기] 어제는 베란다문을 열어놓고 잤다
[작당이] 더버서?
[난자기] 벌이 쏱아저드러오데
[작당이] 헐~~야밤에 된장 바를 일 있나
[작자기] 별 아이가
[작당이] 아하! 별이가? 절마 저거 또 오타치고 지랄이고
[작당이]
예전에 노자 강의 했던 최진석 교수의 인터뷰가 있어 함 올리본다
우에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상통하는 것이 있네
최진석 교수는 '멘토를 죽이라', '책 속에는 길이 없다'고 강변한다.
-- '멘토를 죽이라', '책 속에는 길이 없다'고 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 책 속에는 정말 길이 없어요. 정말 책을 읽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책 속에 있는 길은 자기의 길이 아니라 책 쓴 사람의 길이란 거죠. 다른 사람의 길을 읽고 그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것은 종속적이죠. 그 사람들이 자기 길을 건설할 때 가졌던 시선의 높이, 사유의 깊이를 배워서 내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톨스토이가 작품을 써놓고 나처럼 살라고는 하지 않았을 거예요. 다른 사람의 길을 내 길로, 다른 사람의 진리를 내 진리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멘토를 죽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 인문학은 다른 선진국에서 해 놓은 결과들입니다. 동양의 거의 모든 인문학적 자산은 중국에 있고, 우리가 배우는 인문은 서양의 것이잖아요. 인문학적 결과들, 책에 있는 내용이나 이론을 공부하는 것을 인문학을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어요. 이건 인문학적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따라하기예요. 기존 철학자들이 해놓은 결과들을 공부하는 것을 자기가 철학 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돼요. 철학의 가장 궁극적인 덕목은 독립이에요. 독립적인 사고! 일단 다른 사람들이 남긴 철학적인 결과를 공부하는 것은 그것들을 숙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그런 결과를 남길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높이의 시선에 동참해 보려는 것이죠. 그래서 그 상승한 높이의 시선에서 바로 우리 스스로의 철학적 인식을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 선진국 이외의 나라를 후진국이라고 한다면 선진국은 장르를 만들고 후진국은 그 장르를 채워줘요. 선진국은 비전을 만들고 후진국은 그 비전을 따라가요. 선진국은 선진하고 후진국은 후진해요. 선진하려면 앞서서 끌고 가는 선도력이 필요하죠. 또 앞서서 끌고 가려면 창의적으로 먼저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창의적인 무언가는 무턱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움직이는 동선보다 조금 앞선 것이어야 해요. 인간이 움직이는 동선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바로 '인문'(人文)이죠. 선도하려면 반드시 창의적이어야 하고, 창의적이 되려면 인간의 동선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중진국 트랩에 갇혀 있어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어야 해요. 이제 '따라하기'에서 '선도하기'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선도하기 위한 중심 통찰은 인문학에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지금 인문학 열풍은 힐링이나 고급 지식의 향유 차원이 아니라 생존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난자기] 헐`~"선도한다"는 말도 누군가 따라오게 만든다는 것인데 위의 주장과 상충되네
[작당이] 각성한 주체로서의 얘기를 하는 것이제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 한국사회는 유독 이념의 지배가 강한 것 같습니다만 ..
▲ 지성적이지 않아서 그래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외부에 있는 기준을 수용하면서 살았어요. 수입된 기준을 적용하거나 수행하면서 살았죠. 진리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진리가 구체적인 세계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것을 알아요. 뿌리는 어디에 있느냐. 바로 구체적인 세계에 있어요. 그런데 진리를 수용하는 사람들은 꽃 자체를 진리로 생각하고 수용해요. 진리 생산자는 세계가 달라지면 여기서 새로운 진리를 만들어내요. 진리는 실재하는 것이 아니고 실재하는 것은 세계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이념은 세계에서 생산된 부산물이에요. 토양이 바뀌면 부산물도 바뀌어야 해요. 하지만 진리를 생산하지 못하고 수입해서 쓰는 사람들에게는 수입된 이념 자체가 곧 진리가 되죠. 구체적 세계가 변해도 이미 자기를 지배하고 있는 이념으로 세계를 관리하고 조정하려고 해요.
-- 가슴에 품고 살면 좋을 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주역(周易)에 '지중유산'(地中有山)이란 말이 있어요. '땅속에 산을 품고 있다'는 뜻이죠. 주역에선 이를 겸괘(謙卦)라고 해요. 주역은 64괘로 우리 인생을 설명하죠. 겸괘는 좋은 일로만 되어 있는 괘에요. 큰 산을 마음속에 품지 않으면 이념의 노예가 되거나 기준의 노예가 돼요. 큰 산 하나를 품고 있으면 꿈을 이루려는 사람이 돼요. 남의 위대함에 대해 손뼉 치고 숭배하는 삶은 그 동안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우리가 위대해지는 길을 가야 해요.
또 하나는 '반역'이에요.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너무 낡았어요. 지금과 다른 새로운 길로 훌쩍 뛰어넘어야 해요. 이 시대는 반역할 수 있는 과감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얌전하고 점잖은 사람이 필요한 때가 아니에요.
[난자기] 최진석이 너무 따라가지마라.. 그래도 책은 바야제.. 한권만 보니 문제지 ..
[작당이]
최진석이의 얘기는 어떤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틀을 벗어나는 툴을 얘기하는 거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제 더이상 남이 맹글어 논,
김이 다 빠진 콜라 같은 진리를 추종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의 진리를 생산해내자...
참 담대한 얘기 아닌가?
소싯적에는 책이 그저 마구 내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의 책 읽기란 보고 싶은 것을 보기 위한 책 읽기가 되기 쉽상이다
경도된 독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고
차라리 자기의 얘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낫다
너무 수줍어 하지 말고 자기 얘기를 하자
우리는 너무 겸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