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등 / 엄재국

난자기 2016. 7. 25. 17:22




호박꽃
활짝 열린
콘센트에
벌이
플러그를 꽂는 순간
온 세상
환합니다
넝쿨넝쿨 잎사귀
푸르게 푸르게
밝습니다
겨울, 봄, 여름......
점멸하는 거리
울타리 세워
담장 세워
저 멀리
가을까지 닿은
전선에
늙은 호박
골골이 환합니다

ㅡ엄재국, 점등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