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낡은 자전거 / 안도현
난자기
2016. 8. 23. 12:34
너무 오랫동안 타고 다녀서
핸들이며 몸체며 페달이
온통 녹슨 내 자전거
혼자 힘으로는
땅에 버티고 설 수가 없어
담벽에 기대어 서 있구나
얼마나 많은 길을
바퀴에 감고 다녔느냐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많이 알수록
삶은
여위어가는 것인가,
나는 생각한다
자전거야
자전거야
왼쪽과 오른쪽으로
세상을 나누며
명쾌하게 달리던 시절을
원망만 해서 쓰겠느냐
왼쪽과 오른쪽
균형을 잘 잡았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
이만큼이라도,
왔다
ㅡ안도현, 낡은 자전거ㅡ
여름이
지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구에게도
잘간다
인사는 없었으나
그 이
발걸음 소리
들립니다
잘가라
여름아 .. 작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