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뭍통 / 김종삼
난자기
2016. 10. 31. 16:41
희미한
풍금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준 일
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
하여금 따우에선
ㅡ김종삼, 물통ㅡ
생의 명상(Meditation of Life)/1997/54 x 69.8/Acrylic on Paper 박향률
숱한
물음들
통으로치마
몇 통
쯤 될까
물통이
나를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