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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0일 오전 11:13

난자기 2016. 11.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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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블라드미르 마야코프스키ㅡ




*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마야코프스키(Vladimir Vladimirovich Mayakovsky, 1893 ~ 1930)
"혁명의 심장은 탄환을 동경한다!" 천재는 조숙해도 너무 조숙했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지골로의 재능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외모조차 혁명을 향한 열정과 희망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고 할 수 있었다. 10대 때부터 혁명시를 비롯하여 산문, 희곡 등을 끊임없이 발표하여 일약 혁명의 젊은 기린아로 추앙받았으나, 단호하고 거친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뜨거운 사랑에도 거침없이 몸을 내맡기는 정열적인 남자이기도 했다. 22세 때 저명한 문학평론가 오십 브릭의 아내 릴리 브릭과 만나 애틋한 사랑을 불태웠으니, 오십 브릭은 오랫동안 고뇌한 끝에, 결국 마야코프스키를 집으로 직접 불러 셋이 함께 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는 사랑하는 아내만큼이나 마야코프스키의 시 또한 잃을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제창한 맑스가 그러했듯이, 혁명에 몸바친 마야코프스키 역시 만년으로 갈수록 자신을 향한 혁명 정부의 비판과 비난,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지 못하는 대중들 때문에 지독한 가난과 고독에 시달려야 했다.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주리라!" 성격에 어울리는 독설을 퍼부으며 여러 여자들과 즉흥적인 사랑에 빠져 염문을 뿌리던 그는, 마침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서랍 속의 권총을 집어든다. 싯구 그대로, 그는 자신의 혁명의 심장에, 탄환을 꽂음으로써 생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서른일곱, 지독히도 아까운 나이이자 삶이었다.


다양한 시대, 여러 지방의 전투에서 비참하게 쓰러져 간 병사의 배낭에서 종종 시집이 발견된다는 보고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명료한 의식을 갖춘 채, 눈앞에 있는 자신의 육체=영혼의 죽음을 응시할 때, 자신이 하나 혹은 몇 편의 시를 내면에 안고서 쓰러질 게 틀림없다고 똑똑히 확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그러나 소설이란 다 읽고 나면 참호에 내버려지는 것이다. 다 읽고 난 소설을 참호에 버린 채 일어나서 떠나간 병사들이 총알을 맞고 쓰러질 때, 그는 그 육체=영혼으로부터 떼어 내기 힘든 시와 함께 죽었던 것이다. 나는 병사는 아니지만 이 뜻하지 않은 죽음의 함정으로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러한 돌연한 죽음 앞에서 내 육체=영혼의 내부에서 나와 함께 죽어 갈 수 있는 시를 확보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얼마간 완화시키고자 시를 구하고 있을 뿐, 그러한 시 외에는 어떠한 화려한 말의 수식도 찾아내고 싶지 않다.

오에 겐자부로, 우리들의 광기를 참고 견딜 길을 가르쳐 달라》,12쪽


사회주의. 연설. 신문. ……나는 아침 여섯 시면 일어나곤 했다. 술 취한 사람처럼 읽었다. ……내 생활 전체는 엉킨 것을 풀고 세계를 조직화할 수 있는 사회주의자들의 능력에 감명을 받은 것이다. 마르크스 연구 모임에 갔다. 에르푸르트 강령에 깊이 심취했다. 룸펜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해서도. 스스로 사회 민주당원으로 자처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총들을 몰래 빼내서 사회 민주당에 가져다주었다. ……리옹에 자주 갔다. 입에 자갈을 가득 물고 연설을 연습하곤 했다.
앤 차터스, 마야코프스키 : 사랑과 죽음의 시인》, 22쪽


오직 우리만이 이 시대의 얼굴이다. 시간의 뿔피리는 우리를 통해 언어 예술 속에서 울려 퍼진다.
과거는 갑갑하다. 아카데미와 푸슈킨은 상형 문자보다 더 이해하기 힘들다. 푸슈킨,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등을 현대라는 기선에서 던져버려라.
(…)
우리는 마천루의 높이에 올라 보잘것없는 그들을 내려다본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인의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명령한다.
1. 독단적이고 자유로운 파생어로 시인 자신의 어휘 범위를 확장시킬 권리(새로운 말).
2. 그들 시대 이전까지 존재해온 언어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증오의 권리.
3. 당신들이 목욕탕 회초리로 만든 보잘것없는 명예의 화관을 자신의 오만한 이마에서 혐오스럽게 떼어내 버릴 권리.
4. 비난과 분노의 바다 한가운데서 “우리”라는 말의 바위덩어리 위에 서 있을 권리.
그리고 만일 당분간 우리의 문장 속에 당신들의 “상식”과 “좋은 취향”의 더러운 흔적이 남아 있다면, 그 모든 것들은 이미 자기 충족적인(자족적인) 말의 새롭고 아름다운 미래의 여름 번갯불과 함께 가장 먼저 명멸할 것이다.
마야코프스키,《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2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