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난자기
2016. 11. 30. 14:35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 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ㅡ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ㅡ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詩 '수선화에게'
흐르는 강은
한번도 같은 강이 될수가 업드시
조흔 시간, 가치하지 못하믄
서로 다른 강물 위에 서서
우리는 다 같은 강물 위에 서있는 거와 같다는
허무한 구라 밖에 칠 수 엄따
시간은 엄중하고 엄중하여
그 누구에게나 고통을 고루 분배한다
시차만 있을 뿐
고통의 총량은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다
날은 저물고 함께할 시간은
모래시계 상층 처럼 점점 소진 되고 있는데,
동무야.... -(作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