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면 / 위선환
난자기
2016. 12. 5. 12:30
나는 너를 보고 걸어가고
그제는 비가 내려서
네가 젖던 그, 것,
나는 젖으며 걸어가고
어제는 비가 개어서
네가 마르던 그, 것,
나는 마르며 걸어가고
오늘은 네 앞에 이르러서
너를 보고 서 있는 그, 것,
그동안 젖고 마르던
눈두덩과 눈두덩 아래가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너는 나의,
나는 너의 눈두덩의 더 아래,
눈물의 훨씬 아래에다
두 손바닥을 받쳐 드는
그, 거,
여문 눈물의 알갱이
한 개씩을 받아 드는
그, 것,
ㅡ위선환, 대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