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인수 / 최첨단
난자기
2016. 12. 15. 13:06
그래,
그것은 어느 순간
죽는 자의 몫이겠다
그 누구도,
하느님도 따로 한 봉지 챙겨
온전히 갖지 못한
하루가 갔다
꽃이 피거나 말았거나,
시들거나 말았거나
또 하루가 갔다
한 삽 한 삽 퍼 던져
이제 막 무덤을 다 지은 흙처럼
새 길게 날아가 찍는 소실점,
서쪽을 찌르며
까무룩 묻혀버린 허공처럼
하루가 갔다
그러고 보니
참 송곳 끝 같은 이 느낌,
하루의 뒤끝이
눈에 안 보일 정도로
첨예하다
ㅡ문인수, 최첨단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