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화살나무 / 손택수
난자기
2016. 12. 21. 11:09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떨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든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ㅡ손택수, 화살나무ㅡ
촉,
조차
둥그래진다
둥그래지는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