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골목 / 신진

난자기 2017. 1. 4. 12:35



시장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어깨 부딪히기
즐거운 일이다
부딪히면서
부딪히는 걸 잊는다
모르는 사람끼리 어깨 비키기
또한 즐거운 일이다
아슬아슬 어깨 비키며
비켜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나는 함께
깨끗이 닦은 버섯들이
입 맞추는 모습 보았다
몸 잘 닦은 마늘 떼의
엉덩이 흰 살 보았다
모르는 사람끼리 어깨 비키며
손잡고 하나 둘
구령 맞추지 않아도
구령 맞춰 걷는 모습
보이지 않아도
예쁘다 모두들
예쁘다 보고 있었다

ㅡ신진, 시장골목ㅡ






우리는 아무도 돌아올 차표를
구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