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래된 나무 / 천양희
난자기
2017. 4. 15. 09:04
소나무들이 성자처럼 서 있다
어떤 것들은 생각하는 것같이
턱을 괴고 있다
몸속에 숨긴
얼음 세포들
나무는 대체로 정신적이다
고고하고 고고한 것
아버지가 저랬을 것이다
오래된 나무는
모두 무우수無憂樹 같다
아버지 가고
나는 벌써 귀가 순해졌다
바람 몰아쳐도
크게 흔들리지 않겠다
ㅡ오래된 나무, 천양희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