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마는 여자 / 장만호
눈 내리는 수유 중앙시장
가게마다 흰 김이 피어오르고
맑은 죽을 마시다 바라보았지,
김밥을 말다가
문득 김밥에 묻은 밥알을 떼어먹는 여자
끈적이는 생애의 竹篇과
그 위에 찍힌 밥알 같은 빙점들을
저렇게 작은 뗏목이 싣고 나르는 어떤 家系를
한모금 죽을 마시며 보았지
시큼한 단무지며 시금치며
색색의 야채들을 밥알의 끈기로 붙들어 놓고
붓꽃 같은 손이 열릴 때마다 필사되는
검은 두루마리,
이제는 하나가 된
그 단단한 밥알 속에 피어 오르는
삼색의 꽃들을
- 장만호 , 김밥마는 여자 -
여기 김밥을 마는 남자가 있다
가슴에 털이 뭉글뭉글 달려있고,
은빛 안경테 밑 순둥이 눈빛에 날이 선다
그의 손마디는 꼬마김밥보다 굵다
시금치,단무지보다
늘 시집을 끌어 안고
바람과 별과 달과 주거니 받거니
노숙조차 마다하지 않은 그였다
불꺼진 영등포역 한 켠
시인의 집이 이른 새벽을 연다
밥짓는 소리, 칼질하는소리
나물 볶는소리,
김밥 옆구리 터지는소리
지나가는 사람소리
여기 저기서 철거덕 철거덕 거리는 소리, 소리들
소리로 쓰여지는 세상들을
시인은 놓칠리 없다
여기 김밥마는 남자는
또 한편의 시를 쓰고 있다
- 백난작 -
작작마리왕 출사포
정유년 사뭘시팔일 경주김가 은룡 ,자는 작작 영등포로 출사함에 있어 전지전능 신령님이하 전철,기차신님께 고함니다
소인 비록 능력이 미중하나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고자 동틈을 등에지고 1호선 첫차에 몸을 싣고 전장에 나감미다
소인의 임무는 또다른 전장에 몸을던지는 수많은 장졸들에게 미진하나마 끊이지 않는 보급을 하기 위함이라 청결과 빠른보급을 위하야 성과심을 다할것임미다
출사전야 청하고자
신선하고 청결한 보급재료를 제때 받쳐주시고 모르는 모든 장졸들이 소인의 보급품으로 당일 든든한 전장을 치루게 하옵시고 또다시 소인의 보급품을 찾아 소인의 수고를 더하게 하소서
보급품이 조기에 떨어져서 보급재료를 닥달하는 수고스러움을 주소서
같이 수고하는 동료들의 무궁한 건강과 만족감을 주소서
무엇보다
보급품보다 소인의 미소로 장졸들의 전장터가 승리의 장이 되게 하소서
천지신명께 고합니다
소인 작작 이기를위해 이기를 버리겠사오니 소인의 보급을 거쳐간 모든장졸들이 편안하게 다시 찾아오는 보급을 하기위해 출사표를 고함미다
ㅡ수자크ㅡ
[작자기] [오후 9:04] 오미중에 젤떨어지는넘
단맛,
젤깊은넘 쓴맛이라
칭구들아 ㅆ리쓰리하민서 살쟈꿈나
[수자기] [오후 9:52] 오작 ㅡ오미
작당ㅡ쓴맛
난작ㅡ신맛
미작ㅡ짠맛
작작ㅡ감칠맛
수자크ㅡ단맛
ᆢ
니미 젤 떨어지네
[작당이] [오후 10:15] 커!
이기를 위해 이기를 버린다...
그야말로 출사뽀에 마춤하는 말이로세
누가 이런말을 하더만
세상 모든 것이 자기를 버리는 것이 합일에 이르는 길이라 ㅡ
[작자기] [오후 10:17] 우리
정이라는거
나에게서너에게로가는 여정!일세
감사한일이제 가자
[작당이] [오후 10:20] 고맙구먼.. 고마바
세상에 그 누가 새로이 걷는 길에 저런 아리따운 축사를 던지것는가
감사한 일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