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난자기
2017. 7. 27. 11:26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다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空想)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