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약전(略傳) / 서정춘

난자기 2017. 8. 8. 16:01

내 안의 뼈란 뼈 죄다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둥글고 아름다운 유골 한 채를 들쳐업고

명부전이 올려다 보이는 뜨락을

슬몃슬몃 핥아 가는

온몸이 혓바닥뿐인 생生이 있었다

-서정춘, 달팽이 약전(略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