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 / 성미정
난자기
2017. 10. 24. 00:06
곰국을 끓이다 보면
더 이상 우려낼 게 없을 때
맑은 물이 우러나온다
그걸 보면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뽀얀 국물 다 우려내야 나오는
마시면 속이 개운해지는
저 눈물이
진짜 진주라는 생각이 든다
뼈가 숭숭 뚫린 구멍은
진주가 박혀 있던 자리라는 생각도
짠맛도 단맛도 나지 않고
시고 떫지도 않은
물 같은 저 눈물을 보면
눈물은 뼛 속에 있다는 생각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
뭔가 시원하게 울어 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뽀얗게 우러나온다
ㅡ성미정,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