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 김선우
난자기
2017. 12. 7. 13:27
체,
당신이 온 것처럼 지금
여기 내가 있다
바퀴-엔진-핸들-연료통-안장-미러-
훗날의 정글 오후 두시처럼
이시간, 많은 부품들이 만나
내가 있다
당신의 모터사이클
체,
지금 이 시간의 푸른 하늘
체,
지금 이 시간의 나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바퀴는 바퀴의 길을 간다
핸들은 핸들의 길을 간다
안장은 안장의 길을 간다
만나서 하나의 몸을 이루고 싶은,
서로의 몸을 깍지 낀 채 함께 머무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사랑한 사람들을
나도 사랑하려는 나는 나들이다
당신이 그런 것처럼
나들이 함께 머물며 이룬
체,
나는 사랑의 인연이 만든 기계
당신의 모터사이클로 존재하는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의 역사
나들은 언제든
새로운 길을 떠난다
체, 당신처럼
ㅡ김선우,
모터싸이클 다이어리ㅡ
부룽부룽
맑은탕가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