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길 / 정호승
난자기
2018. 3. 9. 22:35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ㅡ정호승, 봄길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