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난자기
2018. 3. 13. 14:08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ㅡ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