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난자기
2018. 3. 15. 23:16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시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ㅡ윤희상, 소를 웃긴 꽃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