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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가시나무를 씹다 / 홍사성

난자기 2018. 4. 24. 09:42

온몸 가시뿐인
낙타가시나무
그 푸른 가시에 찔려
입속 피
흥건하게 고이도록
가시나무 씹는
눈물 그렁한 쌍봉낙타

뜨거운 태양
눈 못 뜨게 하는 모래바람
죽을 것 같은 목마름은
방법이 없다
제 피 마셔
목 축여야 한다
먼 고비사막 건너려면

왜 가야 하는지는
묻지 마라
하루 종일
방울 소리 들으며
걸어야 하는
사막의 길은 너의 운명
오늘도 너는
그 길 가야 한다

슬픔 따위는 모른 척
투레질 뒷발질하는
눈망울 순한 낙타,
그대

ㅡ홍사성, 낙타,
가시나무를 씹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