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 / 심재휘

난자기 2018. 4. 26. 19:03

도마 위의
양파 반 토막이
그날의
칼날보다 무서운
빈집을
봄날 내내
견디고 있다
그토록 맵자고
맹세하던
마음의 즙이
겹겹이 쌓인
껍질의 날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마르고 있다

ㅡ심재휘, 옛사랑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