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인은? / 김광일
난자기
2018. 6. 6. 12:08
시인은 불편한 존재다.
그들은 국경안에서 박멸되지도, 추방되지도 않는다.
시인은 세상에 대한 사랑이 과도하다.
시인은 잘 운다.
시인은 같이 살고 있는 피붙이에게, 연인에게, 나랑 같이 사는 게 힘들면 너 혼자 도망가, 하고 말하는 존재들이다.
시인은 무책임하다. 시인은 이기적이다. 시인 축구팀은 준비운동을 하지 않는다.
시인은 삶에도, 육신에도 준비운동을 하지 않는다.
시인은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시인은 엄살이 심하다. 시인은 잠수함에 들어간 토끼같은 존재들이다.
시인은 불편한 존재다......
ㅡ김광일, 시인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