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다는 것은 / 최인호
난자기
2018. 6. 13. 17:43
살아 있음은
초가을 황혼 무렵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 같은 것
조용히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다
풀과 풀이 엮는
풍금 소리를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에
우리들이
살아서 속삭이며,
악수를 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바람이 불면
잠시
누웠다 일어서는
풀처럼
ㅡ최인호, 산다는 것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