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저 살다 / 김중식
난자기
2018. 6. 28. 11:34
바람에 흩날리는
한 점 모래처럼
몸 벗고
행방불명된 뱀처럼
깨달음조차
끊은 곳에서
사막을 건너는
개미처럼
달 표면을 기더라도
숨 참고
살아내는 게 삶
멀리 가봐야
세상은 그러하나
삶은 또다시
새 삶
물배 채운 낙타가
사막을
건너는 것처럼
ㅡ김중식, 그저 살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