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텃밭에서 / 윤중호
난자기
2018. 7. 4. 00:04
새벽마다, 오릿길
텃밭을 다녀옵니다
하지 감자
웃자란 순을 떼어내고
엇갈이배추를 솎습니다
토마토가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고추가 고추만 하게 대롱거리는데
며칠 전 뿌린 열무가
땅을 들썩이며 움쑥 솟았습니다
거둔 완두콩으로
아침을 지어 먹었습니다
막 따온 청상추
아삭아삭 소리가 납니다
참 행복합니다
생각해보니
참 불쌍합니다
ㅡ윤중호, 텃밭에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