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루한 누수 / 정끝별
난자기
2018. 7. 11. 19:49
마음 원했던 길
예나 지금이나
몸 따르지 못해
깊은 구멍
뱅그르
빠지는 나뭇잎
나
거기 사네
문 밖 지친 몸
아홉 구멍마다
손자욱 선명한
누수(漏水)소리
찌르 찌르 찌르르
누가 알았을까
술김에나 화해하고
마음 밖 몸 엿보며
거울처럼
서로 가여워할 줄
몸 밖
마음이 엿보는
굶주린 폐허
한 줌 흙으로
메울 수 있다면
ㅡ정끝별, 지루한 누수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