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한 마리 / 허형만

난자기 2019. 2. 7. 16:51




개미 한 마리
또박또박 간다
(기어가는 건지 걸어가는 건지)

영하 수십도의

안데스 설원
한 마리 개미
또박또박 간다
(눈 속에 묻혔다가 다시 헤쳐나왔다가)

마침내
죽음을 이기고
설원을 벗어난

개미 한 마리
또박또박 간다
(삶이 아름다운 건지 희망이 목숨인 건지)


ㅡ허형만, 개미 한 마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