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침마다 거울을 / c전양희
난자기
2019. 2. 13. 13:42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나를 본다
거울이 물 속 같다
물 속에 내가 빠져 있다
물 먹고 있다
잡을 것이 없는 물 속에서
나는 허우적거린다
아무도 물 속에 있는
내 속을 모른다 몰라준다
내 심장의 고랑
내 늑골 밑의 습지
내 머릿속 웅덩이
그리고 나의 무덤
나에게는
다시 써야 할 생이 있다
세상이 잘못 읽은 나의 生
수몰된 生
암매장된 生
누가 읽기도 전에
나를 써버렸다
그들에게
도난당한 장편의 문장들
그 때문에
틀린 생의 제목들
내 생, 너무 오래
생매장 되었다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나는
곧 재조명될 것이다
밝혀질 것이다
거울같이 환하게
ㅡ천양희, 아침마다 거울을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