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완경 / 김선우
난자기
2019. 2. 17. 18:47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선정에 든 와불 같다
수련의 하루를
당신의 십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赤衣의 화두마저 걷어버린
당신의 중심에 고인 허공
나는
꽃을 거둔 수련에게 속삭인다
폐경이라니, 엄마,
완경이야, 완경!
ㅡ김선우, 완경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