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외딴섬 / 홍영철
난자기
2019. 2. 27. 15:04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것들
저토록
하염없이
헤매고 있지 않느냐
바람 부는 대로
파도치는 대로 그 자리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것들은
저토록 소리치며
낡아가고 있지 않느냐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너는
이미
은하의 한 조각이 아니더냐
ㅡ홍영철, 외딴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