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레옥잠 / 김해자
난자기
2019. 4. 5. 17:51
떠돌며 사는 것이
운명이다
뿌리 있어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축축한 생의 자리
흘러다녀야 한다
부패가 그의 양식
폐수로 터질 듯한
복수 찬 배
부레 삼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더러운 곳이 그의 거처
더러움 걸러
푸르디푸른 목숨 피워낸다
연보랏빛 향기 뿜어낸다
ㅡ김해자, 부레옥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