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敗着 / 박목월
난자기
2019. 5. 15. 22:21
그치를 만나
젖혀 이을 수도 있는 일을
한자욱 물러서서
호구를 쳤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패착
各生하자는 것이 어수룩한 수작
밀고 나가야 했다
그리고도 기회는 있었다
그치를 만나
乾坤一擲,
'패'라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은 투쟁이 아니다
순리로 질 수도 있다
이미 그르친 일을
귀를 살리자니
중앙이 흔들리고
돌을 쥔 손에 땀이 배는데
마음을 모아
조용히 한 점
天心에 두고
박영준씨의 위로를 받으며
교문을 나왔다.
ㅡ박목월, 敗着ㅡ